2017.11.22-25 걷고, 먹고, 온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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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에서 보낸 사흘간, 유여사님과 나의 하루 일과는 대충 이렇다.
- 눈꼽도 안 떼고 새벽 온천 다녀온 후 찐한 사과 주스로 시작하는 성대한 아침 식사
- 부른 배를 두드리며 방에서 설경 보며 뒹굴뒹굴 꼼지락
- 대충 옷 챙겨입고 오이라세 계류 트레킹(약 7km) 다녀온 후
- 곧바로 거대한 난로가 있는 본관 로비 카페에서 오후 디저트 타임
- 흐물거리는 팔 다리를 이끌고 다시 온천행 그리고 또 다시 펼쳐지는 성대한 저녁식사
- 소화를 돕는 3차 온천행 그리고 꿀잠
즉, "걷고 먹고 온천하라"의 완벽한 실행!
첫날은 시험삼아 호텔에서 계곡의 중간 지점까지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계곡의 절반을 걸어보기로 했다.
비가 올듯 말듯, 또 계곡이 앞서 내린 눈으로 질척거려서 호텔에서 빌려주는 산행용 점퍼와 장화, 우산을 챙겨 계곡으로 이동!

귀여운 날씨 안내판


호텔 장비 풀착장한 여사님의 계곡 탐방룩
오이라세 계류(奥入瀬渓流)는 도와다하치만타이국립공원에 속해있는 계곡이다. 일본에서 세 번째 큰 호수라는 도와다 호수에서 시작된 물들이 경사가 거의 없는 완만한 원시림의 계곡을 따라 약 14km 정도 이어져 내려온다. 원체 청정구역으로 이름나 있고 또 관리도 엄격하다. 계곡을 빼곡히 채우고 있는 우람한 나무들은 절대 인공적인 손을 대지 않은 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한다고 한다. 태풍이나 폭우로 나무가 쓰러져도 쓰러진 그대로 둔다고. 덕분에 계곡 곳곳에 쓰러진 나무들이 바위와 엉켜 또 다른 계곡의 한 부분으로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호텔 셔틀은 전체 탐방로의 중간 지점까지 데려다 준다. 셔틀 하차지점에서 첫째날은 계곡의 하류를 둘러보기로 결정.
생각보다 눈이 많이 녹아 있었고 덕분에 낙엽의 흔적이 여실히 남은 계곡의 초겨울 정취를 느낄수 있었다. 살짝 흐린 날에 비해 이끼들의 초록이 더 선명하다.
이 이끼가 오이라세 계류의 원시림을 상징이라고 한다. 여러모로 세심한 배려가 넘치는 이 호텔에서는 이끼를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렌즈까지 객실에 비치하고 있었다.

친절하게 한글이 병기된 계곡 안내도

역시나 출발하자 마자 저 만큼 앞서나가는 유여사님


첫날의 계류는 앙상한 푸른 이끼들과 수북한 낙엽들로 초겨울 분위기를 흠씬 풍긴다.


호텔 객실에 비치된 이끼 관찰용 렌즈. 핸드폰 카메라 사용도 가능하다.

렌즈 사용해 들여다본 이끼 모습

이건 앙코르와트 분위기;;;

도대체 높이가 계산이 안되는 거대한 나무

곰 출몰 주의표지판. 이거 보고 완전 쫄았다.
얘를 만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그런 분위기;;;
둘째날은 하루에 한 번 운행하는 도와다호 방면 호텔 셔틀을 타고 계곡의 상류에서부터 내려왔다.
밤새 내린 눈으로 계곡 어제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낙엽 무성했던 숲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온통 하얀 눈으로 뒤덮인 한겨울의 계곡 모습이다.

(좌) 첫날의 구모이노타키 폭포 / (우) 둘째날 눈 덮힌 구모이노타키 폭포


상류라 그런지 이곳 저곳에 폭포들이 모여 있다

트레킹 시작하면서 조금씩 내리던 눈이 엄청난 기세로 펑펑펑.
그래도 우리에겐 무적의 장화와 우산이 있다!



셔틀버스 기다리고 있는 유여사님.
토토로 버스정류장 씬이 떠올라 한 장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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