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4.8-10 /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
예카테린부르크 역시 도심 중심에 위치한 레닌 대로와 1905 광장을 중심으로 주요 건물들이 위치하고 있다.
오늘 공연을 볼 예카테린부르크 오페라&발레 극장(Ekaterinburg Opera & Ballet Theatre)은 레닌 대로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보리스 옐친이 나왔다는 우랄연방대학교를 마주하고 있다.

공연장 전경 / 출처는 온라인 어드메
공연장 외관은 생각보다 화려하거나 크지 않다. 1912년 개관 이래 이번이 무려 104번째 시즌이라는데, 그 긴 시간 만큼이나 공연장 내부도 역사가 느껴진다. 노보시비르스크 오페라&발레극장이 화려한 대형 극장의 전형적인 면모였다면, 이 곳은 오랜 시간 속에서 꾸준히 사람들 손에 가꾸어진, 손때 묻어 반질반질한 공연장의 느낌에 가깝다.
무대 규모가 생각보다 크지 않았고, 오케스트라 피트도 객석과 굉장히 가까워 덕분에 라이브의 묘미를 만끽할수 있었다.
(전형적인 러시아 미남 스타일의 지휘자가 인사할때마다 그 미모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었다ㅋ 꺅ㅋㅋㅋ)

거의 모든 오페라&발레 극장의 천장에는 아주 우아한 대형 샹들리에가 있다.
<오페라의 유령>의 샹들리에 씬이 괜히 나온게 아니었음ㅎ
올 해는 프로코피에프 탄생 125주년이 되는 해다.
오늘 볼 <로미오와 줄리엣>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이 곳 극장이 새로운 버전으로 제작한 작품인데, 바로 지난 3월 초연이었다고. 안무가는 2014 골든마스크 수상자인 Vyacheslav Samodurov라는 양반인데 검색 결과 꽤 유명하신 분인것 같다. 몇년전, 예카테린부르크 극장에 부임하면서 침체되어 있던 극장의 작품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라는 기사들이 잡힌다.
2016년 새 작품이어서일까, 작품의 전반적인 느낌이 클래식 발레라기 보다는 모던 발레의 느낌이 난다.
(참고로 본인은 발레에 대해선 일자무식인 사람임)
세익스피어 글로브 극장 내부를 연상케 하는 3층 규모의 붉은 세트와, 전형적인 발레 의상이 아닌 빈티지 느낌의 티셔츠를 입은 발레리나/발레리노들의 움직임 역시 상당히 신선하다. 작품 전체에서 혈기왕성한 10대들의 발랄함과 무모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사실, 따지고 보면 춘향전도 그렇고 로미오와 줄리엣 역시 10대들의 용감무쌍한 로맨스였다.
아... 삼십대 중반이여, 반성하자...ㅠㅠ
비극적인 결말을 암시라도 하듯이, 전체적으로 검붉은색이 무대를 관통하고 있다.
특히, 두 주인공이 만나 사랑에 빠지는 캐퓰릿가 무도회 장면은 그 색감의 정점이 아닐까 싶은데, 귀족 부인들의 풍성한 치맛자락과 그 위에 빼곡히 프린트된 중세의 이미지들이 주는 화려함은 두 어린 연인을 갈라놓는 '어른들'의 세계를 확실히 부각시킨다.

작품 전반의 느낌은 공식 포스터 느낌 그대로다.



기존 체제에 반항하는 젊은이들답게 의상은 넝마(!)같은 티셔츠 스타일

무도회 씬이라 차려입은 그나마 두 주인공. 역시 스타일은 현대적이다

이에 비해 싸모님들의 의상은 아주 묵직하고 화려하다
쿵~짝~ 쿵~짝~ 하는 묵직한 리듬감이 매력적인 'Dance of Knights' 파트
다른 안무가 버전이라 의상/장면은 전혀 다르다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기하는 주연들의 움직임보다 줄리엣 엄마라던지, 머큐쇼 역할의 출연자들이 더 눈에 띈다. 특히 줄리엣 엄마 역의 발레리나는 별 다른 움직임 없이도 그 도도함이 아주 무대를 꽉 채운다. 나중에 출연진 리스트를 찾아보니, 역시 내가 본 날이 두 주인공 모두 서브 캐스팅의 날이었다.
3막이나 되는 제법 긴 작품이었음에도 지루하다는 느낌 없이 제대로 몰입해 봤다. 오케스트라 연주 역시 수준급이다.
와우. 역시, 본토는 다르구나.
무엇보다도 청춘들의 풋풋하면서도 열정적인 사랑 이야기가 봄을 맞이하는 데에 적합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 청춘(靑春) 아닌가, 청춘(靑春)!
<Romeo and Juliet> by William Shakespeare and Prokofiev scenario
- Choreographer - winner of the "Golden Mask" Vyacheslav Samodurov
- Musical Director and Conductor - winner of the "Golden Mask" Paul Klinichev
- Art Director - Anthony Makilueyn
- Costume - winner of the "Golden Mask" award Irena Belousova
- Lighting Designer - Simon Bennison
- The premiere took place on March 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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