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공연장이야기 01 에 이어-
이곳에는 거의 모든 정부 기관, 박물관, 대학교 등 많은 기관 건물 입구에는 보안검색대와 함께 근엄한 표정의 출입을 통제하는 가드들이 배치되어 있다. 심지어 대학교 건물에도 공항에서나 볼 법한 검색대가 있으며, 사전 허가 없이는 건물 구경도 불가능하다. 언젠가 대학교 구경 한번 해보려고 들어갔다가 입구에서 무서운 아저씨들한테 제지당하고 포기하고 돌아섰던 기억이….
사회주의 특유의 폐쇄성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 동네 사람들이 콩알만한 권한으로 권력 행사하기를 좋아하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건물 출입 담당이라는 사실. 검색대 앞에 앉은 사람들이 하는 일은 순전히 출입허가/금지 이것 뿐이다. 진짜 아~무것도 안한다. 진짜 인력 낭비.


알마티 아바이오페라&발레하우스(GATOB) 전경
공연장 역시 마찬가지. 다만 공연장은 보안검색대와 근엄한 아저씨 가드들 대신 대신 티켓 검사하는 (어머니) 어셔분들이 버티고 있는데 이 분들의 포스가 또 남다르다. 아사다 마오 선수의 러시아 코치였던 타라소바 아주머니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겠다. 그런 포스와 풍채의 어머니들이 떡 하고 버티고 있는 공연장 입구를 지날때마다 괜히 소심해지곤 한다. 따라서 공연장 역시 그냥 로비 한번 구경해볼까? 따위는 불가능하다. 오직 티켓을 가진 자만이 극장 로비 문을 통과할 수 있다.
잠깐 하우스매니저/어셔 얘기를 해보자면.
예외적으로 글로벌 스탠다드를 표방하는 아스타나 오페라에나 가야 한국 공연장처럼 늘씬한 미모의 어셔 언니들을 만날수 있고(밭 매는 김태희 언니들을 볼 수있는 곳!) 그 외 다른 극장들은 거의 예의 그 타라소바 여사 분위기의 어셔분들이 계시다. 이 역시 공연장 역사가 길고 또 보편화 되어 그런것이 아닐까 싶은데, 미주권 항공사를 이용할때 건장한 어머니 승무원들을 쉽게 만날수 있는 것과 비슷한 이치가 아닐까 한다.
예외적으로 글로벌 스탠다드를 표방하는 아스타나 오페라에나 가야 한국 공연장처럼 늘씬한 미모의 어셔 언니들을 만날수 있고(밭 매는 김태희 언니들을 볼 수있는 곳!) 그 외 다른 극장들은 거의 예의 그 타라소바 여사 분위기의 어셔분들이 계시다. 이 역시 공연장 역사가 길고 또 보편화 되어 그런것이 아닐까 싶은데, 미주권 항공사를 이용할때 건장한 어머니 승무원들을 쉽게 만날수 있는 것과 비슷한 이치가 아닐까 한다.
암튼간. 그렇게 공연장에 무사 입성하면 제일 먼저 마주치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클락룸 Cloak Room (또는 Coat Room)
살짝 낯선 단어일수 있는데, 국내에서는 공연장 대신 호텔 연회장 입구 언저리 에서 볼수 있다. 워낙에 추운 날씨 덕분에 두꺼운 코트와 모자가 필수인지라, 공공시설(식당, 극장, 쇼핑몰 등)에 필수로 운영되는 곳이기도 하다. (가끔은 그냥 내 옷 내가 입고 들어가고픈데 시설 입구에서 강제로 탈의를 시킨다ㅠㅠ)

우리의 경우 보통 물품 보관소로 운영되고 있고 있는 반면 이곳은 말 그대로 외투를 보관하는 곳이기에 우리나라처럼 가방/큰 짐을 맡아주지는 않는다. 외투와 함께 비닐봉지에 모자/머플러를 담아 옷걸이에 함께 보관하기도 한다. 산유국인지라 실내 난방이 아주 확실하기 때문에 실내 난방이 아주 확실해서 외투 속의 옷은 가볍게 입는 편이다. 거추장스러운 겉옷을 맡기고 편하게 다니는게 좋긴 한데, 공연 끝나고 나서는 이게 또 전쟁이다.
공연 전 옷 맡기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으나 공연 끝나고 나면 미친듯이 사람이 한번에 몰리기 때문에(그리고 이곳은 줄 서는 개념 따윈 없는 나라;;;) 공연만 끝나면 잽싸게 뛰어 나와 옷을 찾아야 한다. 안 그럼 나 같이 어버버한 이방인은 엄청난 인파 속에 휘말려 30분을 이리 저리 치여야 옷을 찾을수 있다. 처음으로 공연 보고 나와 옷 찾느라 *고생 한 이후 커튼콜 따위는 집어치웠다.

옷을 맡기면 이렇게 생긴 외투보관번호를 준다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 오페라하우스 번호표임;)
아무튼. 그렇게 클락룸에 외투를 맡긴 관객들의 패션은 우아. 화려 그 자체다. 남.녀 할 것 없이 파티라도 참석한 분위기로 한껏 성장한 관객들이다. 특히 아스타나 오페라의 경우, 단순히 공연을 보러 온다는 개념보다는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한번쯤 방문하는 관광명소 역할을 하는 편이다. 건물 자체의 규모도 그렇고 참 예쁘게 지었긴 하다.
마블홀 이라는 로비에 들어서면 대형 샹들리에 아래 이브닝 드레스와 턱시도로 한껏 차려입은 관객들이 가득하다. 이곳에 와서 처음 공연 보러 가서 이 광경을 보고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직장인 출근 복장으로 온 내가 공연장 물을 흐리고 있다 라는 죄책감에 대기 시간 내내 로비 구석에 조용히 처박혀있었다….;;;


아스타나 오페라의 화려한 내부 관객석과 로비 전경
분위기 있는 데이트 코스로 많이 이용되는 느낌;;
일반적으로 30분 전 하우스가 열린다. 종종 공연 시작 시간이 지연되기도 하는데, 바로 지난주 본 공연은 무려 1시간이나 지연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심지어 그 공연 러닝타임이 1시간짜리였던게 더 함정)
신기했던 것은 아~무 안내 방송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항의하는 사람 하나 없고 짜증내는 사람 하나 없다는 점이었다;;; 나 혼자 시계 보면서 씩씩대고 있던 그 순간, 현지 관객들은 아주 즐겁게 로비에서 담소를 나누며 시계따윈 들여다 보지도 않더라는.
신기했던 것은 아~무 안내 방송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항의하는 사람 하나 없고 짜증내는 사람 하나 없다는 점이었다;;; 나 혼자 시계 보면서 씩씩대고 있던 그 순간, 현지 관객들은 아주 즐겁게 로비에서 담소를 나누며 시계따윈 들여다 보지도 않더라는.

전세계 어디나 공연장을 채우는 관객의 성별의 대부분은 여자다.
도대체 이 세상 남자들은 여가시간에 어디가서 뭘 하는가-
그렇게 공연이 시작되면.
가끔(한국에 비하면 매우 자주) 전화벨이 울리는데 아무도 눈치를 주지 않고 본인도 미안해하지 않는다. 핸드폰 촬영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어쩔땐 심각할 정도로 너도 나도 핸드폰 들고 있기에 맨 뒷자석을 선호하는 나같은 관객의 경우 무대 앞에 수십대의 조그만 모니터들이 펼쳐지는 진풍경을 볼수 있기도 하다. 어머니 어셔분들의 역할은 공연장 입구에서 표 검사, 여기서 끝나는게 다 인듯 하다.
관객들의 반응은 어느 공연이든, 실력이 어떻든, 작품 수준이 좋던 나쁘던간에 무조건 열광적이다. 공연이 끝나면 기립박수가 터져 나오고 브라보를 외친다. 진심으로 공연에 감동해서인지, 기립박수와 브라보가 무대에 대한 예의여서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다만, 아무리 생각해도 박수를 칠 만한 수준이 아니었던 공연조차 모두가 벌떡 일어나는 바람에 살짝 짜증이 일었는데 어쩔수 없이 일어나야 했다. 앞이 안보이니까. -0-
그렇게 공연이 끝나면 앞서 말한것 처럼 코트 찾기 대전쟁이 벌어진다.
이 혼잡을 뚫고 옷을 찾아 꽁꽁 여미고 난 후 집으로 향한다. 간혹 대통령과 함께 공연을 보게 되는 경우에는 집에 가는 시간이 약 한시간 정도 늦어진다고 보면 된다. 대통령 차량이 빠져나갈때까지 온 사방이 다 막혀버리니까. 만약 대통령이 너무 감격해서 배우들과 인사라도 하게 된다면? 제 시간에 집에 가는 것은 포기! 아님 걸어가던지 ㅋㅋㅋ
(꽤 자주 대통령과 함께ㅋ 공연을 본 편이다.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대통령이라는 건 참 멋진데 그 분이 오셨다는 장내 방송이 나오면 짜증이 확 치밀었다. 민폐가 너무 심하단 말이다ㅠㅠ)
이 동네 공연장은 대충 이런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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