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타나 새내기 입주민의 전기대란 이야기 by swon


아스타나 새내기의 전기대란 이야기
- 부제: 전기세는 꼬박 꼬박 내자.


사건의 발단 
- 수요일 저녁, 퇴근하고 왔더니 인터넷 불통
- 라우터가 문제인가? 계속 기계 리셋하다가 포기하고 일찍 잠자리에 듬.
- 목욜 아침 확인해보니 인터넷비 연체로 끊긴거였음. 이전 세입자가 돈 안내서 이런 사태가;;;
- 집주인 대리인이 애 낳으러 산부인과 와있다고 먼저 내면 자기가 돈 다시 돌려준다고 함. 일단 먼저 냄.
그 전까진 못 느꼈던 이역만리 타국 설움 폭발함. 온라인 세상에서 단절되는게 이렇게 무서운거였음.

사건의 전개
- 목요일 저녁, 퇴근하고 왔더니 이번엔 전기가 안들어옴.
- 아파트 시설 문제인가 싶어 관리실 아줌마 상담해보니, 우체통에 또 밀린 전기세 고지서가 4개가 나옴. 역시 이전 세입자가 돈 안내서 이런 사태 발생
- 고지서 중 수도세도 있었는데, 전기에 이어 물도 끊길가 두려움에 떨며 밤을 보냄(다행히 물 잘 나왔음)
- 금요일 아침, (애 낳으러 간)집주인 대리인의 대리인이 돈 내서 다시 전기 복구. 키릴문자로 그득한 전기요금고지서 해독하느라 하루종일 인턴 총각 괴롭힘;;;

사건의 절정 1부 
- 금요일 저녁, 불금이라 샤슬릭에 맥주 마시려고 씐나게 퇴근. 집에 와보니 또 전기 안들어옴. 멘붕+분노
- 또 다시 관리실 아줌마 상담해보니, 밀린 전기비 중 일부가 또 미납되었다고. 분노 대폭발.
- 애 낳으러 간 아줌마한테 한국어로 항의하려고 했더니 심지어 전화도 안됨. 애 낳는 중이었나 봄 ㅠㅠ 내일 아침 10시에 사람 보낸다는 연락 겨우 닿음. 자기 일도 아닌데 여기저기 전화하고, 물어보고, 어두워서 어찌 자냐 걱정해준 관리인 아줌마한테 고마움의 디냐(이 동네 과일) 선물함. 
- 어둠속에 가방 던져놓고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 일단 저녁 먹으러 나감.(여기서 또 분노가 눈 녹듯 사라짐ㅋㅋㅋ)

사건의 절정 2부 
- 샤슬릭은 포기하고 아파트 앞 동네 음식점에 도착.
- 중국 삘이 살짝 나는 음식점인데, 도전한 음식도 맛있고 주문 받던 귀요미 청년이 어디서 왔냐, 한국인이냐 묻더니 짧은 영어로 나와 대화하고자 노력함. 귀여운 짜식ㅋ
- 내 뒷 테이블 아저씨, 계속해서 우리 테이블 흘끔대더니 결국 물어봄. 어디서 왔냐. 한국이라고? 반가워. 그리고 여기저기 테이블에 말해준다. 쟤들 한국에서 온 애들이래ㅋㅋㅋ
- 밥값 계산하는데 젊은 처자가 또 물어봄. 한국이라고 했더니 대뜸 I love Korea 외친다. 그 마음이 너무 고마워서 안되는 러시아어로 스파씨바 해줬다
- 불금을 이렇게 날릴수 없어 옆의 맥주집으로 이동. 구글 번역기 돌려서 힘들게 주문하는데, 서버가 또 물어. 어디서 왔냐고. 한국이라고 했더니 미소 폭발. 말 안통하지만 최대한 챙겨주려고 노력함
- 또 다시 뒤 테이블 총각들이 이번엔 영어로 물어본다. 어디서 왔니.  아놔 도대체 한시간 동안 국적 질문이 몇번째야. 한국이면 서울에서 왔어? 어서와. 이 것좀 먹어봐. (뭔가 요상한 마른안주를 줌) 맛있지? 미안한데 맛이 많이 이상한걸....
- 별로 맛 없지만 맛있는척 안주 얻어먹고 맥주값 계산하려는데 자기네 거스름돈 부족하단다. 그러더니 그냥 있는 돈만 내래. 거의 1/3을 깎아준다. 세상에.
- 전기로 폭발한 분노를 이 동네 사람들이 다시 위로해줬다. 아, 아스타나 맘에 든다.
- 핸드폰 불빛에 의지해 대충 씻고 일찍 잠자리에 듬.

사건의 결말
- 토요일 아침, 드디어 대리인의 대리인 다시 도착해 어찌어찌 전기 해결. 다시 찾은 빛의 세계, 광명의 날들 ㅠㅠ
- 아줌마 애기 낳았냐고 하니까 지금 나올랑 말랑 하는 중이라고ㅋㅋㅋ
- (또 국적 물어봄)한국사람이냐고. 친절하게 집 여기저기 살펴보더니, 앞으로 문제 있으면 자기한테 전화하라고 번호 남기고 대리인의 대리인 아저씨 사라짐


덧글

  • TORY 2015/09/12 17:29 # 답글

    대리인의 대리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거기 갈래
    나도 케이팝의 인기를 등에 업고 관광좀해보자
  • swon 2015/09/12 18:59 #

    정말 신기할 정도로 꼬레 에 대한 호감이 있어.
    단순히 K-Pop만으로는 설명이 안 될것 같은...(그래도 그 아이들이 지대한 공을 세우긴 했지)
    여기 관광거리는 정말 없음 -0-
  • 다양 2015/09/12 21:20 # 답글

    전 알마티 거주할 당시 꼬박꼬박 잘 낸 전기가 끊긴적이 있습니다ㅠㅠ
    당장 전화해보니 집주인이 저한테는 돈 다 받아가고는 정작 전기세는 (알마티는 자가신고제거든요) 300을 썼다면 150만 썼다고 신고하길 반복하여 괘씸죄에 걸려 끊겼었습니다ㅠㅠ
    그때가 한겨울이어서 전기장판에 의존하던 시기인데요ㅠ
    집주인한테 전화해서 당장 처리하라고 난리난리 쳤는데 이미 끊고 간거라 내일이나 되어야 처리해준다고 그래서 그 밤을 덜덜떨면서 보냈습니다.
    다음날 전기 연결하러온 기사가 너네 집주인 정말 나쁜사람 사기꾼이라고 너도 빨리 이사가라고 하더라구요 ㅎㅎ
    지금은 한국에 살고 있습니다만 절친이 결혼해서 아스타나에 살고있습니다 반갑습니다~(?)
  • swon 2015/09/14 12:09 #

    반갑습니다! :-)

    우리(!) 집주인 아줌마는 양반이셨군요;;;
    애기 낳으러 가서 연락이 잘 안닿았을뿐, 처리는 재깍재깍이었거든요.
    그나저나, 그 추위에 고생 엄청하셨겠어요.
  • 다양 2015/09/14 15:08 #

    swon님 집주인 아줌마는 양반이십니다!
    ㅎㅎ 저는 무려 -_-;; 도시 중심부에 방 두개 (원래 하나는 거실인데 방으로 썼어요) 욕실하나, 화장실 하나, 부엌 하나 집을 월350불에 들어갔는데 나올때는 650불까지 올려주고 나왔었습니다.
    뻑하면 집주인여자가 (여자라는 말도 아까워요) 자기는 너네 나가게 하고 수리해서 다른 세입자 들이면 800불 까지도 받을수 있다면서 어찌나 생색을 내던지요 마지막에 700불로 올려달라길래 쿨하게 "나 이사갈거야 너 새 세입자 들여 우리 나가면 수리해서 더 좋은 세입자 들인다며? 근데 수리한다며? 우리 사는 동안 부동산에 연락하지마" 라고 통보했었답니다.
    나간다고 하니까 완전 당항하더라구요 ㅎㅎ 사실 저희가 그 집에 3-4년 살면서 방세한번 밀려준적 없이 꼬박 꼬박 다 잘 주고 하다못해 세탁기도 도중에 고장났는데 안고쳐주고 저희보고 자기가 먼저 사줄테니 세달동악 100불씩 갚으라고 근데 그 세탁기는 저희보고 두고 가래요.-_-; 뭐 이런 미친년이 있나 했거든요.
    카작인이 전부 다 저렇다는건 아니고요 ㅠㅠ 정말 착하고 좋은 사람이 더 많습니다.
    단지 제가 저 여자를 잘 못 만났을뿐이에요 ㅠㅠ
  • M 2015/09/13 14:09 # 삭제 답글

    국적이 매력뽀인뜨일 때 잘 활용해보라니~ㅋ
  • swon 2015/09/14 12:11 #

    내 생각에 국적도 국적이지만, 내 하우스메이트가 쫌 많이 이뻐서 덕 보는거 같음ㅋ
  • anchor 2015/09/15 10:16 # 답글

    안녕하세요, 이글루스입니다.

    회원님께서 소중하게 작성해주신 이 게시글이 9월 15일 줌(zum.com) 메인의 [이글루스] 영역에 게재 되었습니다.

    줌 메인 게재를 축하드리며, 9월 15일 줌에 게재된 회원님의 게시글을 확인해 보세요.

    그럼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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